책 리뷰

한 번 펴면 못 덮는, 이금이 장편소설 '알로하, 나의 엄마들'- 책 추천

Oger 2022. 12. 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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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맘카페에서 추천받은 책이었다.
제목만 보고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책표지와 제목만 보고는 가벼운 하와이 여행이야기인가? 했다.

웬걸...
한 번 책을 펴들면 도저히 덮을 수 없는 높은 몰입감을 자랑하는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무게감이 있었는데, 시대 배경때문이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하와이로 이민가서 외국인 지주 밑에서 일하던 한국인들이(주로 남자),
하와이가 이민을 허용하자 이른바 '사진결혼'이라는 것을 통해 한국에 있는 여자들과 결혼하게 된다.
그렇게 '사진결혼'을 통해 하와이로 오게 된 버들,홍주,송화 이렇게 3명의 여자들의 이야기다.
1900년대 일제 치하에서 힘들었던 우리네 모습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버들'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그 시절 타지에서 가정을 지켜내기 위해 눈물겹게 노력하는 여자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책을 읽으면서 남편의 부모님이 떠올랐다.
물론 시부모님의 시대보다 앞선 배경이었지만,
가부장적이었던 사회, 힘든 농삿일 등으로 고생 많으셨던 분들이라..
이 책을 읽으면서 시부모님도 이렇게 힘들게 살아오셨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는 재미와 감동을 넘어 좀 더 뜻깊은 책이었다.

술술 읽히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소설이기에 딱히 꼽을만한 구절이 많지는 않았다.

임신을 하니 자식이 다 자랄 때까지, 그들이 크면서 하는 질문에 답을 해 줄 수 있을 때까지 살아있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주는 교회를 비롯한 모든 단체의 활동을 그만두었다.
"첨에 과부 돼가 어진말로 돌아왔을 때 젤로 싫었던 기 사람들한테 동정 받는 기였제.
인자 서방한테 소박 맞았다꼬 혀 차고 수군거려 쌓아 가기 싫다.
그라고 사업할라 카면 어느 한쪽에 발 담가가 있는 기보다 자유로운 기 낫다 아이가.
버들아, 우리 열심히 돈 벌어가 부자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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